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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

by 마인드 석기시대 2024. 4. 16.

최근에 겪었던 일을 통해서 떠오르는 문장은 
시작 속에 끝이 있고 끝 속에 시작이 있다는 문장이 떠오른다.

그리고 17세기 스페인 철학자가 남긴 글로 시작하고 싶다.

 

 

아름다운 시작보다 아름다운 끝을 선택하라. 

- 그라시안 

 


어렸을 때부터 과거보단 현재, 현재보단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면 내가 생각하는 북극성에 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고,

최근까지도 어떻게 하면 나의 철학을 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unsplash_north_star



하지만 4.13(토) 조모(祖母)의 별세로 앞만 보고 가던 나에게 뒤를 돌아보게 만들어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 설, 추석 연휴일 때에 항상 할머니댁을 갔다.
물론 몇 년 전부터 군대, 일 때문에 바쁘면 못 내려갔다.

할머니댁으로 가는 길은 항상 차가 막혔고, 별로 좋지 않은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에는 그냥 막연히 놀고 싶었고 차에 그렇게 오래 있고 싶지 않았다.

도착하더라도 할머니댁은 소위 말하면 옛날 집이다.
지붕은 기와집으로 되어 있고 옛것의 분위기가 남아있다.

지금도 할머니댁을 가면 불편하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화장실부터 집의 구조, 냄새도 다 다르다.

할머니댁에서 감따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돌아보니
할머니에게 자연스럽게 느낀 점과 배운 점이 떠오른다.

할머니는 내가 손자라는 이유로 항상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셨다.
동생이랑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가 지붕에 셔틀콕이 올라가서
내가 지붕에 올라가서 찾으러 갈 때에 할머니가 걱정해 주는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최근에 느끼는 점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신뢰와 믿음을 가지기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지만 할머니와는 그러한 관계라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댁에 가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심적으로는 평온했을지도 모르겠다.



할머니는 우리 가족을 키우기 위해서 책임을 다하셨다.
요즘에 나는 책임을 회피한다라는 생각을 가진다.
왜냐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여러 방향에서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할머니에게 어떻게 자식을 책임지고 키울 수 있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할머니는 자식이니까라고 답했을 것 같다.

나도 책임을 진다면 단순한 답으로

꾸준하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운다.

 


끝맺음을 한다는 것, 이별을 한다는 것은 항상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아름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할머니가 주신 추억, 그리고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배운 점들을 아름답게 기억할 것이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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